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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2

규칙에 없는 규칙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9월 4일에 공모전에 게임 하나를 냈습니다. 조건은 하나가 엄격합니다. 압축을 푼 전체가 1.44MB 플로피 한 장, 그러니까 1,474,560바이트 안에 들어가야 합니다. 실행에 필요한 것까지 전부 포함해서요. 브라우저도 서버도 안 되고, 나중에 받아 오는 것도 없습니다. 제목은 LOUD // 144입니다. 거의 내내 ECHOFALL이라고 불렀는데, 해 보기 전에는 아무 뜻도 전해지지 않는 이름이었습니다.

어두운 곳에 있습니다. 파문이 닿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파문이 보여준 것도 몇 초면 흐려집니다. 걸으면 작은 파문이 나갑니다. 쏘면 큰 파문이 나가고, 그 소리를 들은 것들이 전부 내가 쏜 자리로 고개를 돌립니다. 보려면 소리를 내야 합니다. 그 소리로 저쪽이 나를 찾습니다.

처음에 소리는 전부 실행 중에 프로그램이 만들기로 정했습니다. 음원 파일은 하나도 없이요. 플로피 크기 게임이면 그게 제대로 하는 방법 같았습니다. 그렇게 만든 총소리는 장난감 북 소리 같았습니다. 공모전 규칙 어디에도 그런 말은 없었습니다. 제가 지어낸 규칙을 공모전 규칙인 것처럼 지키고 있었던 겁니다. 지금 총소리는 실제 녹음이고, 그래도 용량은 넉넉히 남습니다.

합성으로 남긴 건 내가 선 자리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소리입니다. 파문이 무언가에 닿으면 반사음이 왕복한 시간만큼 늦게, 닿은 물체 쪽에서 돌아옵니다. 탁한 소리는 적, 맑게 울리는 소리는 보급 상자, 둔탁한 소리는 잔해입니다. 보기 전에 먼저 들립니다.

마음에 들었던 버그가 하나 있습니다. 한글은 게임에 쓰는 글자만 담은 작은 표에서 꺼내 그립니다. 그런데 최고 기록 132가 13으로 나왔습니다. 표에 2가 없었고, 프로그램은 아무 말 없이 그 글자를 건너뛰었습니다. 지금은 빌드할 때마다 숫자 열 개가 전부 있는지 확인합니다.

제출한 빌드는 857,696바이트, 플로피의 58%입니다.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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